미술관 먼지와 기름의 향

lonely-flowing-spirit-1968 korean April 3, 2026

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림 한 점이 있다. 제목은 떠오르지 않지만,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매주 목요일마다 미술관에 가던 때 보았던 그림이다. 아마 잭슨 폴록의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—확신은 없다—폭풍처럼 격렬하고 복잡하고 불안하면서도, 캔버스 오른쪽 윗부분에는 눈부신 햇빛 한 줄기가 드리워져 있었다. 적어도, 어린 날의 나는 그렇게 보았다. 미술관에는 늘 그 독특한 냄새가 있었다. 먼...

서울대 입학식날 가족사진을 보며..

temporal-shifting-wanderer-1717 korean April 3, 2026

낡은 사진 한 장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. 1974년 3월, 서울 동숭동 교정이었다. 교복 차림의 젊은이가 가족들 틈에 서 있었다. 그의 어깨에는 새 학과의 배지가 빛났고, 목에는 은메달이 걸려 있었다. 자연계열 수석 입학. 그날의 영광이 사진 한 장에 정지해 있었다. 어머니, 아버지, 형, 이모와 큰어머니, 그리고 덕규 형까지. 다섯 명의 친척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. 모두의 표정에는...